재난은 흔히 “낮은 확률low-probability, 커다란 영향/결과high-consequence”의 사건이라고 불린다. 이 분야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도 메시지는 분명하다. 재난은 자주 발생하지 않지만, 발생하면 광범위한 피해와 고통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악마는 잠들지 않는다 The Devil Never Sleeps>에서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줄리엣 카이엠 교수 이 오래된 속담에 내포된 아이디어를 문제 삼는다. “재난과 위기는 드물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표준 운영 절차standard operating procedure와 같다. 일단 우리 모두가 '악마(재난)는 잠들지 않는다'는 살아 있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그 다음에 또 다른 재난이 닥칠 때를 더 잘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다른 재난은 언제든 닥칠 것이기 때문이다." 카이엠 교수의 일갈은 전 세계 어딘가에서 매일 평균적으로 재해가 발생한다는 것과 같은 심각한 통계적 경향을 반영하고 있다. 재해가 더 이상 일시적으로 사회 질서를 마비시키는 드문 이벤트로 취급되지 않고 일상적인 사건으로 취급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재난의 수는 지구 온난화, 인프라 붕괴, 위험 지역의 지속 불가능한 개발, 인구 증가, 기술 변화, 그리고 경제적, 사회적 불평등의 증가와 관련된 복잡한 힘의 그물망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카이엠 교수는 우리가 재해의 반복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현실을 빨리 받아들일수록 최악의 사건도 다소 덜 나쁘게 만들 수 있는 방식으로 대응할 준비를 더 빨리 할 수 있다는 즉, (피해) 결과 최소화consequence minimization를 말하고 있다.
케이엠은 재난은 기후 재앙과 전 세계적 감염병 대유행에서 대형 산불, 허리케인, 토네이도, 쓰나미, 학교 총기 난사 사건, 폭탄 테러, 기름 유출, 사이버 공격, 전력망 마비 등 거의 어지러운 정도의 다양한 형태로 발생한다. 2010년 아이티 지진으로 수십만 명이 사망한 사건이나, 제트블루 항공이 눈보라 속에서 불안에 떨고 있는 수백 명의 승객을 제대로 복귀시키지 못한 사건 등을 “재난(boom)”의 순간으로 예를 든다. 그리고이 프레임워크에는 두 가지 순간이 있다. 재난 이전(“left of boom”)과 재난 후(“right of boom”)
카이엠은 재난관리 마인드셋(“재난을 가정하라”)을 기르는 것과 의사소통과 비상 대응의 기본에 초점을 맞춘다. 위기 상황에서 노력의 집대성unity of effort이 필요하다는 점을 특히 강조한다. 카이엠 교수가 지적한 것처럼, 이러한 활동은 재난 현장에서 자원 봉사자들이 모이는 것처럼 즉흥적으로 이루어질 수도 있고, 기관이 재난을 견딜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해 거버넌스 구조 내에서 그리고 구조 전반에 걸쳐 육성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미 교통안전국Transportation Security Administration에 부임한 새로운 리더는 기관을 전면 개편하여 테러 방지 노력과 사용자(이해관계자) 참여를 장려한 것처럼 말이다.
또한 카이엠은 기업 리더와 정부 관리들이 재난이 불가피하게 발생했을 때 피해를 제한하기 위해 어떻게 모범 사례를 도입할 수 있는지에 대해 말한다. 사례 연구를 통해 재해를 피하기 위해 단일한 “최후의 보루(방어선)last line of defense” 전략에 의존하는 것이 왜 효과가 없는지 알 수 있다. 딥워터 호라이즌Deepwater Horizon 유정의 단일 방폭장치에 대한 의존과 같은 실패 사례와 2018년 캘리포니아 파라다이스에서 발생한 재앙적인 대형 산불로 인해 주민들이 부상 및 사망에 취약한 상황에 처하게 된 이유로 이해될 수 있다. 재난은 종종 동시에 발생하기 때문에 복합적인 사건에서 연쇄적인 손실cascading losses을 최소화해야 할 필요성도 강조한다. 예를 들어, 허리케인 마리아가 휩쓸고 지나간 지역에서는 강풍과 폭우로 인해 수십 명이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 결과적으로 수천 명의 사람들이 몇 주 동안 지속된 정전, 도로 폐쇄, 기타 대응 실패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 그중에는 고령자, 만성 질환자, 빈곤층, 농촌 지역 주민 등 불균형적으로 많은 수의 노인이 포함되어 있었다.
레스토랑 체인 치폴레(Chipotle) 점포주들이 어떻게 매장 폐쇄, 질병통제예방센터(CDC,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와의 긴밀한 협력, 그리고 일어난 일에 대한 솔직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치명적일 수 있었던 대장균 발병 사태에 효과적으로 대응했는지를 또한 설명한다. 의사결정권자들이 이전의 사건에서 배울 수 있는 시간을 갖고, 미래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활동 계획에 그 교훈을 활용한다면 (피해) 결과의 최소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재난이 이제 우리의 정상적인 (불)안정 상태의 일부라는 것을 납득시키고, “우리 모두는 스스로를 재난 관리자로 생각해야 한다”는 이유로 재난 관리의 근본적인 교훈을 모든 사람에게 이해시키고 있다. 케이엠은 재난이 어떻게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고 실제로 그렇게 나타나는지, 그리고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출처 : Lori Peek https://www.americanscientist.org/article/living-in-an-age-of-extre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