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효율성으로 찬사를 받았던 글로벌 공급망이 근본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2018년 미국이 중국 상품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면서 시작된 것이 이제는 글로벌 제조업의 구조적 변화로 이어졌다. 오늘날 비용 최적화만으로는 경쟁에서 승리하기 어렵다. 효율성과 함께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구축하지 못하는 기업은 예측 불가능한 무역 환경에서 구조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다.
2018년과 2020년 사이에 기업들은 관세로 인한 비용 증가를 완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은 더욱 가속화되었고, 경쟁력 있는 인건비, 정치적 중립성, 그리고 CPTPP와 EU-베트남 FTA와 같은 유리한 무역 협정 덕분에 베트남이 선호되는 대안으로 부상했다. 이 기간 동안 미국의 베트남 수입은 약 35% 증가했습니다. 멕시코는 NAFTA 프레임워크에 따른 니어쇼어링의 이점을 누렸고,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전자제품 및 고무에 대한 신규 투자를 유치했지만, 전략적이기보다는 전술적인 경우가 많았다.
2024년 이후 무역 긴장은 미중 무역의 경계를 넘어 확대되었다. 새로운 관세는 이전에는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국가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반도체 수출에 상당한 관세를 부과받고 있다. 베트남은 가구 제조업에서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첨단 기술 분야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멕시코는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 프레임워크를 통해 비교적 안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단일 제조 허브에 대한 의존은 전략적 부담이 되었다.
공급망 재구조화의 사례
기존 공급망 모델의 취약성이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단일 공급망 전략을 고수하는 기업들은 특히 전자 및 자동차 산업과 같은 주요 산업에서 주요 공급 차질 기간 동안 투입 비용이 최대 30~40%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효율성으로 칭송받았던 적시 생산(JIT) 시스템은 이제 통관 지연과 변화하는 무역 정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전에는 강점이었던 지리적 집중화는 이제 기업들을 연쇄적인 공급 차질에 노출시키고 있다.
다계층 공급업체에 대한 가시성(multi-tier supplier visibility)이 부족한 조직은 특히 취약하다.
오늘날 성공은 새로운 사고방식을 요구한다. 비용 효율성은 공급망의 유연성, 확장성, 그리고 지리적 분산을 구축하는 '실질적 옵션 사고(real options thinking)'로 보완되어야 한다. 투자는 최적화와 더불어 적응성을 우선시해야 한다.
유연성, 즉 조달, 생산, 물류 선택을 신속하게 재구성할 수 있는 능력은 (회복)탄력적인 기업과 엄격한 기존 모델에 얽매인 기업을 점점 더 구분 짓게 될 것이다.
기업이 이러한 전환기를 잘 헤쳐나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해 Multi-Hub Resilience Ladder는 다음과 같은 유용한 프레임워크를 제시한다.
1단계: 단일 허브, 비용 중심(고위험)
2단계: 중국 플러스 원(전술적 다각화)
3단계: 지역 멀티 허브(운영 복원력)
4단계: 글로벌 분산 네트워크(전략적 선택성)
여러 전략이 효율성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회복탄력성을 구축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입증되었다. 다각화된 멀티 허브 소싱과 전략적으로 배치된 버퍼 공급업체(buffer suppliers)는 지역화된 위험을 줄인다. '린 플러스' 재고 모델은 효율성을 유지하면서 버퍼를 구축한다. 엔드 투 엔드 디지털 가시성과 예측 분석은 더 나은 계획 수립과 신속한 장애 감지를 가능하게 한다. 관세 조항 및 위험 분담 협정과 같은 재무적 조치는 운영 민첩성을 강화한다.
지역적 위치 및 전략적 기회
선도 기업들은 이러한 균형이 어떻게 달성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애플은 선별적 조립 공장을 인도와 베트남으로 이전하면서 인도, 말레이시아, 베트남 전역에 걸친 본격적인 생태계 투자로 발전했다. 분산 제조는 기업에 있어서 이제 필수적인 비상 계획이자 경쟁 전략이다.
마찬가지로 포드와 GM은 공급 네트워크를 재구성하여 효율성을 유지하면서도 생산량을 빠르게 조절할 수 있는 회복성 있는 통로를 구축했다.
한때 간과되었던 말레이시아는 현재 전 세계 반도체 후공정 생산능력의 약 13%를 점유하며 전략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대만의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이는 매우 중요한 입지다. 말레이시아는 신뢰받는 무역 관계와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 증가로 더욱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자본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서는 특화 클러스터, 인력 개발, 물류 인프라에 대한 전략적 투자가 필수적이다.
중소기업(SME, Small and medium enterprises)은 불균형적인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다국적 기업과 달리 자원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민첩성을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동남아시아의 새로운 관행은 유망한 경로를 제공한다. 페낭 지역의 말레이시아 중소기업들은 소싱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베트남 제조업체들은 물류 허브를 공유한다. 인도네시아 섬유 중소기업들은 블록체인 플랫폼을 활용하여 구매자의 신뢰를 강화한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임시방편적인 파트너십보다는 체계적인 협업이 중소기업의 회복탄력성을 좌우할 것이다.
투자 포트폴리오와 마찬가지로 공급망은 집중될수록 더욱 취약해지는 반면, 다각화는 시스템적 위험을 완화한다. 다각화된 포트폴리오가 시장 충격을 더 잘 견뎌내는 것처럼, 분산된 공급망을 갖춘 기업은 운영 중단에 대한 회복력이 더 뛰어나다. 최근 분석에 따르면 중앙 집중형 공급망은 2028년까지 15~20%의 마진 감소를 겪을 수 있다고 한다. 이는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처럼) 집중형 금융 포트폴리오에서 과거에 나타났던 저조한 실적과 유사하다.
한때 중앙 집중식 공급망을 경쟁 우위로 만들었던 것이 이제는 전략적 부채가 되었다. 네트워크 전반에 걸쳐 여러 실행 가능한 경로를 의도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기업은 이러한 선택권을 확보하고 다음 계획 주기에 유연성을 구축해야 한다.
공급망 회복탄력성, 리스크 분야의 석학 MIT대 요시 셰피 교수는 "회복력이란 불확실성에 대한 방어수단이지, 한 가지 결과에 대한 베팅이 아니다. Resilience is a hedge against uncertainty, not a bet on one outcome."라고 적절하게 표현했다.
변동성이 일상이 된 세상에서 공급망의 유연성은 더 이상 경쟁우위를 위한 차별화 요소가 아니다. 이는 비즈니스를 위해 반드시 마련해야하는 최소 요건이 되어야 한다.
저자 : Asad Ata 박사는 아시아 경영대학원의 운영 및 공급망 관리학과 부교수다.
출처 : https://asb.edu.my/opinion-ripples-across-the-world-how-us-tariffs-are-redrawing-global-supply-chai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