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 인공지능(AI)의 발전을 추적하고 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 정부에 자문을 제공할 초국가적 조직이 필요할까?
구글의 전 최고 경영자 에릭 슈미트(Eric Schmidt)와 유라시아 그룹 회장 이안 브레머(Ian Bremmer)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이러한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를 모델로 한 기구, 즉 인공지능 안전에 관한 국제 협의체(IPAIS, International Panel on AI Safety)을 제안한다. 흥미로운 아이디어이긴 하지만, 이러한 기구가 AI의 빠른 발전 속도에 발맞춰 각국 정부에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수 있을까?
AI 개발을 모니터링하고 이 혁신적인 기술의 채택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해 비전문가 수준(layperson-level)의 간결한 조언을 제공하는 글로벌 메커니즘이 필요하다. AI는 기술적으로 까다로울 수 있으며, 그 응용 분야가 너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정책 입안자들이 이를 따라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AI를 관리하기 위한 국가적 이니셔티브는 칭찬할 만하지만 충분하지는 않다. AI의 영향력은 전 세계에 걸쳐 있으며, 이를 관리하기 위한 정책은 전 세계에 걸친 범위를 반영해야 한다. AI를 관리하기 위한 국가적 이니셔티브의 단편적인 접근은 일반적으로 과도한 규제와 마찬가지로 AI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 기술에 대한 권위 있는 단일 정보 출처가 있다면 규제 당국이 비현실적이거나 해로운 규제 실행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국제적인 자문 그룹이 해결할 수 있는 또 다른 문제는 AI 개발의 비밀스러운 특성이다. 소수의 거대 기술 기업이 엄청난 사회적 영향을 미치는 기술의 미래를 통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비영리적이면서 초국가적 전문가 단체는 더 넓은 커뮤니티의 이익을 대변하고 AI의 발전이 공익에 부합하도록 노력할 수 있다.
표면적으로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IPCC와 같은 기구가 이러한 요구를 충족하는 데 적합한 수단인 것처럼 보인다. 1988년에 설립된 IPCC는 195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유엔 기구다. 이 조직은 3개의 실무 그룹과 1개의 태스크포스로 나뉘어져 있다. 전 세계 수천 명의 사람들이 매년 발표되는 수천 개의 과학 논문을 평가하는 보고서에 기여한다. 보고서들은 기후 변화 원인과 영향, 미래 위험, 그리고 적응과 완화를 통해 이러한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려진 내용을 정리하고 있다.
전 세계 각국 정부는 이 정보들을 정책 수립에 활용한다. 또한 이 조직은 글로벌 토론 플랫폼이기도 하다. IPCC 회원국 정부 대표들은 최소 1년에 한 번씩 총회에 모인다. 회원국 정부 관계자, 전문가, 연구 기관들이 이 회의에 참석한다. 패널이 수행하는 또 다른 중요한 기능은 기후 변화 문제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는 것이다. 이 위원회의 보고서는 상당한 언론 보도와 토론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IPCC에는 몇 가지 심각한 단점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말잔치로 전락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각국 정부는 종종 IPCC의 권고를 무시하거나 지연시키거나 그린워싱 캠페인에 활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단점은 많은 유엔(UN) 프로그램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지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국가들은 IPCC와 같은 조직이 아니라 힘있는 국가들이다.
균형적으로 볼 때, IPCC 모델에 상응하는 인공지능 안전을 위한 기구는 진지하게 고려할 가치가 있다. 최소한 시급히 해결해야 할 AI 문제에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AI의 발전 속도를 고려할 때, 이 기구는 IPCC보다 훨씬 더 자주 회의를 개최하고 기후변화 대응 기구보다 더 민첩하게 움직여야 할 것이다. 국가에 보고하는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International Criminal Police Organization, ICPO)과 같은 다른 유형의 국제기구가 더 현실적인 모델을 제공할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우리는 빨리 행동해야 한다. 더 오래 지체할수록 세상을 변화시키는 신 기술을 관리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다.
출처: 링크드인, 요시 셰피, https://www.linkedin.com/pulse/case-ipcc-clone-help-govern-ai-yossi-sheffi-dhh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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