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관세는 국내 산업을 국제 경쟁으로부터 보호하고 세수를 늘리는 데 사용되어 왔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다. 공급망 전문가들은 예상치 못한 방향에서 발생하는 차질을 예상하고 대응해야 할 것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가장 참신한(?) 접근 방식 중 하나는 좋든 나쁘든 경제 문제를 넘어선 정책 도구로 관세를 활용하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관세는 국내 산업을 국제 경쟁으로부터 보호하고 세수를 늘리는 데 사용되어 왔으며, 미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그래왔다. 실제로 미국 초대 의회의 첫 번째 법안 중 하나는 미래의 재무장관 알렉산더 해밀턴이 추진한 1789년 관세법이었다.
현 행정부는 미국의 무역 적자를 줄이기 위해 관세를 적극적으로, 심지어 강력하게 사용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부과를 정당화하기 위해 국내 산업 보호, 제조업의 미국 이전을 위한 인센티브 조성, 그리고 세수 증대 등을 이유로 제시했다. 이는 경제적 목표이며, 전통적으로 관세 부과의 근거가 되어 왔다. 이와 관련된 또 다른 목표는 국가 안보, 특히 제조 및 군사 목적의 핵심 물자에 대한 독립성 확보였으며, 이는 2025년 8월 1일 구리에 대한 50% 관세 부과를 발표한 근거이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우리는 다음과 같은 추가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사용하고 있음을 목도하고 있다.
마약 단속
미 행정부는 특정 국가에 관세를 부과하여 오피오이드, 특히 펜타닐의 제조 및 수출을 억제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2025년 3월, 백악관은 미국-멕시코-캐나다 자유무역협정(USMCA)의 적용을 받지 않는 캐나다와 멕시코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으로 수입되는 캐나다산 제품에 대한 관세는 2025년 8월 1일부터 25%에서 35%로 인상되었다. 백악관은 관세를 발표하면서 캐나다 시골 지역의 "슈퍼 랩(super lab)"에서 펜타닐 생산이 급증하고 있으며, 캐나다가 미국으로의 오피오이드 제조 및 수출을 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러나 미국으로 유입되는 오피오이드의 대부분은 남부 국경을 통해 유입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는 원래 중국이 멕시코 카르텔에 펜타닐 원료를 공급한다는 사실을 근거로 매우 높은 수준(145%)으로 책정되었다. 이후 중국의 보복 조치에 대응하여 관세를 인하했다. 현재 중국 상품에 대한 관세는 20%이며, 현재 협상이 실패할 경우 34%로 인상될 수 있다고 위협했다. 또한 미국은 소규모 소액 물품에 대한 무관세 면제(de minimis)를 취소했는데, 이는 주로 중국의 대미 소비재 수출에 영향을 미친다.
외교 정책
행정부는 특정 외교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관세를 이용하고 있다. 인도 상품에 대한 관세는 2025년 7월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협상한 합의에 따라 25%로 설정되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의 러시아산 석유 구매 중단을 압박하기 위해 관세를 50%로 인상했다. 이는 러시아 경제와 전쟁 무기를 지원하는 것으로 간주되는 국가에 대한 미 행정부의 제재 정책의 일환이었다. 또 다른 예로, 미국은 베네수엘라산 석유를 구매하는 국가에 "2차 관세"를 부과했다.
어떤 의미에서 이러한 관세는 제재의 한 형태로 사용된다. 다시 말해, 미 행정부가 동의하지 않는 정책에 대한 보복과 같은 형태다. 많은 경우, 자산 동결, 개인 블랙리스트 등록, 은행 제한, 여행 금지, 형사 고발 위협 등 전통적인 제재 조치와 함께 동반된다.
국내 정책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내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관세를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불법으로 미국에 입국한 이민자를 추방하는 것은 2024년 트럼프 대선 캠페인의 주요 공약 중 하나였다. 콜롬비아가 2025년 1월 미국의 추방자 항공편 수용을 거부하자, 25% 관세가 부과되고 일주일 안에 50%로 인상될 것이라는 위협을 받았다. 콜롬비아 정부는 이러한 압력에 재빨리 굴복하여 추방자 항공편 수용에 동의했다. 이러한 초기 성공 사례들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사용이 효과적인 협상 및 압력 도구라는 믿음을 강화했다.
(대통령) 개인적인 문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수입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상품을 미국에 수출하는 국가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2025년 7월 30일, 미국이 브라질과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브라질은 역대 최고 수준인 50%의 관세를 부과받았다. 이처럼 높은 관세를 부과한 주된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이 현 대통령 루이스 룰라 다 시우바에 대한 쿠데타 혐의로 기소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의 기소에 반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번 관세 조치의 이례적인 성격은 보우소나루 사건의 판사에 대한 제재까지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더욱 분명해진다.
앞으로의 불확실성과 혼란
앞에서의 여러 사례는 미국 정책이 경제적 목표 달성을 위한 일반적인 정책 도구이자 미국의 거의 모든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협상 및 압력 수단으로 관세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었음을 보여준다. 이는 미국이 다른 국가들과 지속적으로 협상하면서 관세를 인상 및 인하하고, 무역 상대국의 보복 조치에 대한 미국 정부의 대응이 이어짐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관세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증가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미국 기업들의 관세 감면을 위한 로비 활동, 또는 경쟁사에 대한 제약을 받는 기업들의 관세 인상 등을 비롯한 수많은 로비 활동이 있다. 이로 인한 무역 차질을 예상하고 대응하는 책임은 기업의 공급망 전문가에게 있다.
기업은 가시성에 다시 집중해야 할 뿐만 아니라 지정학적 문제로 인해 점점 더 빈번하게 발생하는 차질을 계획, 감지 및 대응할 때 정치학자들의 의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출처: 요시 셰피 MIT대 교수 Tariffs as a Policy To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