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적 진보에도 불구하고, AI와 인간 간의 협업을 촉진하는 업무 시스템 개발은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기업은 로봇과 인간이 점차적으로 더 복잡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에 투자해야 한다.

인공지능(AI)이 비즈니스 업무 환경에서 발전함에 따라, 인간의 능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다양한 응용 기술이 등장하고 있다. AI 관련 파괴적 변화를 준비하며 인력을 양성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기술이 직원들과의 협업 파트너십에 어떻게 통합될 수 있는지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다양한 조합 Different combinations

MIT CTL 연구센터장인 요시 셰피 교수는《매직 컨베이어 벨트, 지속가능한 공급망, 인공지능과 일의 미래, The Magic Conveyor Belt: Supply Chains, A.I., and the Future of Work》에서 인간과 기계가 통제된 활동에서 수행하는 역할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한쪽 극단에서는 사람이 완전히 참여하는 경우가 있다. 즉, 작업이 수행될 때마다 필수적인 단계 중 하나 이상을 반드시 수행해야 한다. 자동화는 작업의 일부를 처리하지만, 인간 근로자는 프로세스의 필수적인 부분으로 남아 있다.

또 다른 업무 환경 구성은 기계가 작업의 일상적인 요소를 자동으로 처리하지만, 예외적, 이상적, 또는 복잡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인간에게 알리는 방식이다. 작업은 대부분의 시간 동안 자동화되어 있다. 이 구성의 더 발전된 형태는 사람이 대시보드를 통해 작업을 모니터링하고 경보가 발생할 때만 개입하는 방식이다.

일부 경우 인간 참여는 완전히 자율적인 기계 주도 시스템을 설계하는 등 더 높은 수준에서만 발생한다. 이 시스템은 인간 참여 없이 지속적으로 작동한다. 예를 들어, 엔지니어(기술자)는 작업자나 관리자가 시스템을 조정할 필요 없이 자율적으로 작동하는 창고 냉각 제어 시스템을 설계할 수 있다.

봇 기반 구매 Bot-powered procurement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인간의 능력을 강화하면 직원들이 전략적 과제와 높은 수익을 창출하는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소매업체는 구매 부서에서 AI 기반 봇을 활용해 공급업체로부터 저가·비정기적 구매를 파악, 협상하고 있다. 이 구매는 회사에 대한 잠재적 수익이 상대적으로 낮은 경우가 많다. 해당 소매업체는 2025년 3월 17일 MIT CTL의 Crossroads 2025 컨퍼런스에서 이 시스템을 소개했다. 전략적 공급업체와의 고가치 협상은 여전히 인간 구매 관리자가 감독한다. 이처럼 봇을 도입함으로써 기업은 내부 구매 전문성을 더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봇은 또한 회사가 구매 운영을 개선하는 데 활용하는 귀중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는 주 중 어느 날이 가장 좋은 결과를 내는지, 성공적인 협상이 무엇인지에 대한 더 정확한 정보를 포함한다. 흥미롭게도 소매업체는 소싱에 봇을 포함하면 공급업체와의 상호작용에서 감정을 제거하고 협상을 원활하게 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

창고 파트너십 Warehouse partnerships

공급망에서 인간과 기계의 능력을 다양한 조합으로 활용하는 유용한 예시는 창고업무다. MIT 디지털 공급망 변혁 연구소 MIT Digital Supply Chain Transformation Lab의 마리아 지저스 사엔즈(Maria Jesus Saenz) 디렉터와 베네딕트 준 마(Benedict Jun Ma) 박사후 연구원은 이 환경과 인간 및 기계의 역할에 대한 영향을 연구했다.

상품 진열대(랙)에서 물품을 선택하고 상자 분류하는 등 많은 분야에서 피크-투-라이트(pick-to-light) 시스템과 같은 보조 기술은 인간 전문 지식의 필요성을 줄였다. 직원들은 컴퓨터 지시를 따르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주문 반품 처리와 같은 가치 창출 작업은 인간 판단과 문제 해결 능력이 필요할 수 있다.

창고에서 필요한 로봇의 자율성 정도도 다양하다. 자동 안내 차량(AGV)과 같은 저자율성(Low-autonomy) 기계는 사전 정의된 경로를 따른다. 그러나 창고에서는 인간 개입 없이 고급 센서를 활용해 경로를 동적으로 계획하는 고자율(high-autonomy) 로봇도 존재한다.

이러한 다양성과 시설의 다양한 운영 환경을 고려해 디지털 공급망 변혁 연구소는 창고 업무에서 인간과 기계의 전문성 조합을 최적화하는 프레임워크를 개발했다. 이 프레임워크는 다양한 기술 조합을 구성하는 데 도움을 주고, 관리자가 시설을 미래 시장 수요에 맞출 수 있도록 준비하는 데도 활용될 수 있다.

인간-로봇 협업(HRC, human-robot collaboration) 프레임워크는 작업 수행에 필요한 인간 전문성과 로봇 자율성의 정도에 기반을 두고 있다. 로봇 자율성이 높고 인간 전문성이 제한적인 상황(예: 자율 이동 로봇) 또는 그 반대(예: 경험이 풍부한 인간이 부가가치 작업을 수행하는 경우)는 각각 ‘로봇 주도형(Robot-in-the-Lead)'과 '인간 주도형(Human-in-the-Lead)’ 구성으로 분류된다.

MIT대 연구진에 따르면 창고에서의 HRC 사례는 초기 단계에 있으며, 협업 오더 피킹(Order Picking, 창고에서 주문이 들어오면 제품의 종류와 수량에 따라 상품이 위치한 곳에서 정확한 물품과 수량의 상품을 가져오는 과정) 이 대표적인 예시다. 고급 HRC로 알려진 이상적인 비전은 인간과 기계 요소가 고도로 발전되고 통합된 상태를 의미한다.

AI의 활용과 관련해 MIT대 연구진은 고급 HRC에 대한 다섯 가지 핵심 영향 분야를 제안했다.

예를 들어, 컨텍스트화(Contextualization)는 AI가 로봇이 운영 환경을 이해하고 적응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창고 레이아웃의 변화를 자동으로 감지하고 움직임을 조정하는 AI 기반 로봇이 있다. AI는 기계와 인간 간의 원활한 통신을 통해 로봇의 응답 명확성과 정확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인간 운영자가 음성 명령으로 로봇과 소통하는 경우다. 또 다른 분야인 맞춤형화(Customization)에서는 AI가 로봇의 행동을 인간의 기술과 작업 루틴에 맞게 조정하는 데 도움을 준다.

소규모 소매업체 지원 Helping small retailers

MIT CTL 연구센터 호세 C. 벨라스케스(Josué C. Velázquez)가 진행하는 MIT 소규모(저소득) 기업 변혁(Low-Income Firms Transformation, LIFT) 연구소는 AI를 활용해 인간 성능을 향상시키는 것을 핵심 임무로 삼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초점은 개발도상국의 마이크로 및 소규모 기업(MSEs)에 맞춰져 있다.

MSEs는 지역 사회에서 중요한 경제적 역할을 수행할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중요한 경제적 힘을 차지한다. 예를 들어, LIFT Lab이 우선순위로 삼은 (개발도상국) 라틴 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지역에서 MSEs는 기업 전체의 약 99%와 고용의 47%를 차지한다. 또한 주요 소비재 기업들의 주요 고객층을 구성한다.

그러나 MSEs는 생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개발도상국에서 MSEs의 생존율은 운영 첫 5년 동안 연간 30%를 초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짧은 생존 기간의 주요 원인은 대형 기업에 비해 낮은 생산성이다. 기업주들은 교육과 훈련이 부족하며, 많은 경우 (컴퓨터가 아닌) 종이 기반 방법을 사용하여 소매 운영을 관리한다. MSEs, 특히 마이크로 및 소규모 소매업체(나노스토어)가 이 생산성 격차를 해소하는 것은 LIFT Lab의 주요 목표 중 하나다.

LIFT Lab은 아마존의 가상 비서 알렉사와 유사한 AI 도구인 혁신적인 챗봇 '루피타(Lupita)'를 개발했다. 소매점 관리자는 루피타에게 질문을 던져 지역 내 다른 소매점의 특정 제품 가격, 매장 재고 현황, 배송 일정 등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챗봇은 구매, 보고서 생성, 재고 추적, 판매 모니터링 등 매장 관리의 핵심 기능을 지원한다.

루피타는 특히 기존 매장 관리 시스템을 사용하기 어려운 개인을 포함해 소매점 주인들에게 강력한 효율성 향상 도구를 제공한다. 멕시코에서 진행된 MIT LIFT 연구소의 조사 결과, 소매점 주인들은 루피타를 기존 POS(판매시점관리) 시스템보다 더 효율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챗봇은 AI가 인간 전문성을 보완하고 강화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변화 촉진자(에이전트)로서의 인공지능 AI as a change agent

이러한 진전에도 불구하고, AI와 인간의 협업을 촉진하는 업무 시스템 개발은 여전히 초기 단계에 있다. MIT 디지털 공급망 변혁 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현재 대부분의 창고 운영은 연구소의 프레임워크에서 “초기 HRC” 쿼드런트(예: 자동 안내 차량과 고정된 작업대에서 작업을 수행하는 인간)에 속하며, 인간과 로봇은 구조화된 작업에서만 협업한다. 이러한 협력을 한 단계 높여야 시설이 ‘고급 HRC’ 사분면에서 운영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전환을 점진적인 과정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기업은 로봇과 인간이 점차 더 복잡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에 투자해야 한다. 예를 들어, 분류 및 (오더) 피킹과 같은 반복적인 작업에서 로봇의 자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인간 근로자가 더 복잡한 의사결정을 수행하도록 훈련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이처럼 근로자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은 미래의 업무 환경에 대비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요시 셰피 교수는 저서《매직 컨베이어 벨트 The Magic Conveyor Belt》에서 “AI와 디지털 도구는 인간의 능력을 강화해 과거에는 할 수 없었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라고 강조했다.

출처 : Supply Chain Management Review 번역, MIT Center for Transportation and Logistics